반응형

읽다 보면 위로가 되는 엉뚱 발랄한 책

젊은 ADHD의 슬픔
젊은 ADHD의 슬픔

 

 

 

"ADHD라도 뭐 어때ㅑ용"

언뜻 보기에 오타처럼 보이는 이 문장은 오타가 아니다.

[젊은 ADHD의 슬픔]의 저자인 정지음 작가의 좌우명이다.

그 어떤 규칙성도 찾아볼 수 없는 배열이 작가 자신의 인생과 닮은 것 같아서 심각한 열등감이나 불안이 몰려올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리기에 작가의 좌우명이 되었다고 한다.

 

젊은 ADHD의 슬픔
작가의 좌우명 "ADHD라도 뭐 어때ㅑ용"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젊은 ADHD의 슬픔]은 성인 ADHD라는 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중인 작가가 쓴 책이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오마주 하여 ADHD라는 질환의 애환을 놓여낸 듯한 제목이다.

 

가끔 기사나 뉴스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ADHD라는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ADHD라는 질환의 증상이 어떤지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냥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면 사람들의 호응을 많이 받은 책이겠거니 하고 호기심에 첫 몇 장을 읽어보았다가 작가의 입담에 빠져들어 구매하게 된 책이다. 엉뚱 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작가의 글을 통해 웃고, 슬퍼하고, 공감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았다.

책을 읽다 보면 "나만 이렇게 삶이 힘든 것은 아니구나."

"모두가 각자의 애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지루하다고만 생각했던 내 삶도 꽤 살만하게 보인다.

그리고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재치와 창의력 넘치는 글로 자신만의 빛을 내뿜는 작가의 모습에 감탄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와는 다른 어려움을 가진 채 살고 있는 다른 사람의 삶의 면모를 책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더 넓어진 시선을 갖게 된다.

 

 

 

ADHD를 진단받은 날

처음 성인 ADHD를 진단받은 날, 작가는 정상인들이 바쁘게 오가는 길목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고는 "여기에 불법주차나 하는 이 자식도 나보다 나은 뇌를 가졌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부적절한 자신과 다른 정산인들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외로움을 느꼈다.

 

ADHD에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평생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면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싫어하는 것에도 싫증이 나서 누군가를 오래 원망하지도 못하며, 맛동산 한 봉지를 앉은자리에서 다 먹을 집중력도 없다는 ADHD라는 질환은 대체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ADHD 자가 진단 항목을 보게 되었다.

 

 

젊은 ADHD의 슬픔
ADHD 자가진단 질문들은 총 22개이다.

 

나는.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일을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하고는 아무것도 제대로 끝내는 것이 없다."

"책을 읽을 때 주의가 쉽게 분산되어 자아가 몽상여행을 자주 떠난다."

"충동적이며 기분 내키는 대로, 그날 하고 싶다고 느껴지는 일을 충동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리정돈을 매우 힘들어한다."

"계획을 세워서 돈을 모으거나 쓰는 것에 몹시 취약하다."

 

 

아니, 근데..... 질문들을 하나씩 읽다 보니 "아무리 봐도 나에게도 해당되는 항목이 많은데......?"!!

아무리 읽어봐도 나도 여기 나온 자가진단의 질문들의 대부분에 해당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나도 ADHD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보았다.

 

성인 ADHD가 생각보다 만연하다는데,

이 자가진단대로라면 설마 나도 ADHD???!!

 

 

아니나 다를까......

 

ADHD자가진단이라고 검색해서 직접 테스트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

.

.

.

.

.

.

.

.

...

 

 

젊은 ADHD의 슬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6점을 받았다.

이 진단대로라면 나도 ADHD이다.

 

 

20점 이상부터 ADHD에 해당되는데

26점을 받았다...

(작가는 테스트에서 62점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해본 ADHD 자가진단 링크를 첨부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해보면 좋을 듯하다. (의외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은 못 져용....)

질문은 총 22개라 금방 끝난다.

 

https://testharo.com/adhd/ko

 

ADHD 검사/자가진단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 - 테스트하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주로 소아기에 처음 발병합니다. 이로 인해 학업이나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진단

testharo.com

 

 

 

 

나도 성인 ADHD의 경계선에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진단 테스트의 점수가 20점을 넘었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ADHD에 해당하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혹시나 진단 테스트로 20점을 넘었다고 해서 성급하게 자신이 ADHD라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없기를...)

 

자가진단 테스트로 성급히 결론 내리기보다는

어떤 증상이 ADHD에 해당하는지 알아두고,

자가진단 테스트의 점수에 따라 자신의 평소 행동을 돌아보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젊은 ADHD의 슬픔
ADHD에 대하여

 

 

 

 

언어에 특화된 ADHD소녀

작가는 언어에 특화된 ADHD소녀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성인들이 쓰는 모든 욕설의 심화 버전까지 구사할 줄 아는 언어에 특화된 ADHD소녀의 학교생활은 순탄하지 못했고,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복도 바닥에 붙은 껌을 떼어내는 벌을 받거나, 교실밖으로 쫓겨나 벌을 받는 것이 일상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학창 시절이 순탄치 못했던 이유를 나중에 ADHD를 진단받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어에 특화된 ADHD소녀였던 정지음 작가는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없는 비범한 언어적 재능도 함께 지녔다.

 

 

잠들어 버리면 허락 없이 다가온 아침이 따귀를 때리는 진리에 억울함을 느꼈다. 아직 지난주의 우울도 소화하지 못했는데 오늘 몫의 사건들을 겹겹이 삼켜야 한다는 게 무겁고 무서웠다.

 

나는 너무 슬퍼 터진 생수병처럼 눈물을 짜냈다. 자존감은 완전히 젖어 곰팡이 투성이가 되었고, 눅눅한 마음에서도 코를 조롱하는 듯한 냄새가 났다.

 

남을 오래 원망하려면 내 마음속 후줄근한 여인숙에 대상을 장기 투숙시켜야 했다. 하지만 나를 100퍼센트 사로잡는 건 늘 나뿐이었다.

 

지금까지 쓴 술값을 모으면 우리 집 한편에 소주가 샘솟는 우물 공사도 가능하다. 술이 나오는 수도꼭지 같은 걸 맨날 생각할 만큼, 과음을 자주 하며 좋아하는 사람이다.

 

술에 취한다고 근심을 잊을 수 있는가. 전혀 아니다. 2D였던 근심은 3D, 4D가 된다.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그 독창성과 창조성으로 인해 작가가 성인 ADHD라는 질환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내가 쓴 지루하고 단조로운 문장들과 비교해 보면, 그 기발하고 창의적인 표현력이 부럽게 느껴진다.

 

삶에서 어려움을 겪고 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깊은 공감과 이해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작가 또한 ADHD라는 질환과 함께 살아가면서 힘든 시기를 오랫동안 보냈고, 다른 사람들만큼은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의 시간을 아끼기를 바란다.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되돌아보면서 혹시라도 누군가가 괜찮게 살 자격이 충분한데도 슬퍼하고 있을까 봐 마음이 쓰였다고 한다.

 

자신의 어려움을 용기를 내어 글로 써서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젊은 ADHD의 슬픔]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받고 공감했기에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하고 책으로 출판까지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작가의 다른 책도 이미 여러 권 출간되어 있는데

삶이 주는 시련에 부닥칠 때마다 하나씩 찾아서 읽어보려 한다.

 

 

 

 

젊은 ADHD의 슬픔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